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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기타 예술2

이 중 누가 제일 외로울까 -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 에드워드 호퍼 제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사이. 진주만 습격 한 달 뒤에 완성되었다는 이 그림은 한 밤의 적막함 속에서 소란하게 빛을 내는 한 술집의 네 남녀를 묘사했다.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며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편안함과 외로움을 기묘하게 섞어놓는다. 앉는 자리의 형태만 다를 뿐인데, 갑작스런 적막에도 멀뚱히 잔을 기울이는 침묵이 어색하지 않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은 몸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기울이고 있는 커플이다. 밤을 지새우는 새벽녘임에도 불구하고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한껏 내밀며 이야기에 열중한다는 것은 둘 사이에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뜻하겠다. 진주만 공습 직후에 이 장면이 펼쳐졌다면, 아마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일본의 공습이 얼마나 야비한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 2021. 5. 18.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무의식과 자유로움 얇은 날개를 휘저으며 제 몸뚱아리를 저 멀리 날려 보내는 나비를 보고 자유로워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자유롭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나 스스로 그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상상은 해본 적이 있는가? 제 몸에 수 배는 되는 낱장을 푸드덕 거리며 여기가 허공인지, 바람인지,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은 맞는지 매 순간을 인식하는 두려움을 등에 업은 나비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자유라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의문을 품어왔다. 사람들은 낮에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보고 '자유로운 영혼'이네요,라고 말 하지만 그게 정말 자유로운 것인가? 자유 自由: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스스로 자自 와 말미암을 유由가 합쳐져 '자기가 뜻하는 대로 하는' 상태. 그래, 정의는 잘.. 2021.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