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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몸과 마음22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른다면 오래전, 공무원 준비를 하던 친구가 "왜 공부를 하다 보면 자꾸 미워하는 사람 생각이 나지? 옛날에 싫었던 기억이 자꾸 생각나"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일정 시간 이상 공부를 하다 보면 못된 말을 했던 사람, 싫어하는 행동을 한 사람, 짜증 났던 경험, 창피했던 경험 등 부정적인 감정을 깨우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왜 자꾸 이런 생각을 할까' 자책하며 또 다른 괴로움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내가 힘들어서 그렇구나.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모두 '일정 시간' 이상 공부를 하고 난 이후였는데, 이는 곧 내 체력을 다 쓰고 난 이후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즉, 몸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걸 알아차리지 못하.. 2021. 8. 19.
생각보다 '왜'라는 질문은 별로 쓸모가 없다 '왜 Why'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 보낸 하루가 없다. 모든 이야기에 '왜?'라고 답한다. 모든 생각은 '왜?'로 시작한다. 하늘은 왜 파랗지? 너는 왜 그런 행동을 했지? 나는 왜 그런 선택을 했지? 아이들은 4살이 되면 모든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왜(Why) 공격'을 시작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공격력이 약해진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가 않았다. 어째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왜 공격력'이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왜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할까?' 이유를 묻는다는 것은 무언가의 역사를 묻고 싶은 것이라. 그게 어떤 발자취로 그런 행태를 띄게 되었는지, 무슨 사건을 겪었길래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가 매 순간마다 궁금해 지는 것이라. 그래서 그것의 이유를 묻는다는 것은 그것을 사랑.. 2021. 6. 10.
갤럭시s 21을 사고 잃어버린 생명의 양은 얼마인가 이번주는 과연 갤럭시21을 위한 한 주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폰 6s를 사용한지 4년. 2년 정도 사용하니 배터리가 10분에 10%씩 닳는 것을 목격하고, 노트 10의 영롱함에 잠시 유혹에 빠지기도 했지만 잘 참았다. 그때는 애플에 대한 애정이 깊기도 했고, 돈도 없었고. 그래서 그냥 내 손으로 배터리를 갈았다. 인터넷 찾아보고 하니 꽤 쉽더라. 22000원을 주고 2년의 생명을 더 얻었다. 2년을 고민했다. 갤럭시로 갈 것이냐 아이폰에 남아있을 것이냐. 여러 후기를 보니 갤럭시가 똑똑하긴 하다더라. 그래도 감성은 아이폰이라던데. 맥북이랑 아이패드를 쓰면서 갤럭시로 가는 게 말이 되나. 그러다 우연히 누군가 찍은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 기종을 물어보니 갤럭시란다. 그 길로 갤럭시에게 넘어가기로 결정.. 2021. 5. 28.
1년 간의 명상과 달라진 일상 작년 6월 9일, 명상에 관한 글을 처음으로 올린 뒤 1년이 지났다. 사실 한 달 정도 한 뒤, 반년 동안 명상을 하지 않았다. 작심한달이었던 것.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편안함이라는 감정을 접하고 다시 명상을 시작한 지 5개월. 이번에는 작심오개월이니 운동과 같이 내 평생을 같이 할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헤드 스페이스와 함께 한 5개월 이번에는 유투브의 명상 가이드가 아니라, 넷플릭스의 헤드스페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명상을 시작했다. 유튜브의 가이드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있다. 시작을 하고 싶을 때, 내려놓고 싶을 때, 삶을 사랑하고 싶을 때. 그날그날 내 기분과 상태에 맞는 가이드를 따라서 명상을 했다. 초반 10분에는 가이드의 에피소드와 명상의 효과에 대한 나레이션이 있고,.. 2021. 5. 25.
법정 스님과 공유,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요즘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에 빠져있다.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수많은 욕망 중 진짜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그의 여정은 법정 스님을 비롯하여 많은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남이 아닌 나의 감각에 초점을 둘 수록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점점 실체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수행이 지속 될수록 나의 몸과 정신을 유지하는 데에는 사실 그렇게 많은 돈과 물건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벤에서 생활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를 기다리며 월든을 읽고 있으니, 나도 내 몸에만 집중하며 최소한의 물질로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출가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나도 소비를 많.. 2021. 5. 22.
음식을 오래오래 꼭꼭 씹어먹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요즘은 음식을 오래 씹고 삼키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음식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빠르게 많은 양을 먹어 더부룩한 상태가 지속되는 식습관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명상을 접하고, 여러가지 감각을 깨우기 시작하면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태도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을 먹는 분위기를 즐겨보자고 하여 밥을 먹으며 라디오나 tv를 켜놓지 않기로 다짐했죠. 이렇게 분위기를 느끼면서 먹으니 배부르다는 느낌과 함께 어느 정도 배가 차면 숟가락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습관도 오래 지속되진 못했고, 한 두 달이 지나자 원래의 습관으로 돌아오려는 기미가 보였습니다. 마인드풀 이팅 그리고 얼마전, 식습관에 대해 검색을 하다 유투버 마인드풀님의 을 접하.. 2021. 5. 19.
친구가 버린 딸아이를 거두어 키웠다 친구가 버린 딸아이를 거두어 키웠다.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있는데 친구가 자신의 딸과 함께 버스에 탔다. 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는 여린 머리카락들이 넘실대는 단발머리에 쌍꺼풀이 없이 큰 눈을 하고선 제 엄마의 앞자리에 앉았다. 어딜 향하는지 모르겠는 시선이 공허하다. 6살짜리 아이에게서 보여서는 안 되는 눈빛이었다. 친구는 잔뜩 화가 나있다. 아이에게 온 신경이 가 있지만 절대 이 아이를 돌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자꾸만 먼 곳을 바라본다. 친구의 옆자리는 분명 비어 있는데, 아이는 엄마의 앞자리에 혼자 앉아있다. 그 자리에서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 너무 예뻐서 어쩔 줄을 몰라 아이를 안고 안고 또 안았다. 요즘은 술집에서 혼자 책을 읽으며 마무리 하는 하루를 즐긴다. 아주.. 2021. 5. 16.
어버이날을 맞아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너 300만 원 벌면, 그중에 150만 원 매 달, 매 년, 평생, 엄마한테 줄 수 있어?" 한참을 머뭇거렸다. 엄마를 사랑하냐는 질문을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 "아니" 거짓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하필 왜 이럴때 생각이 나는지. 그렇게 어버이날을 맞아,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버렸다. 가족에 관한 글은 언제나 내 시선을 끈다. 가족만큼 다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저마다의 행복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좋은 소재는 없기도 하고. 하지만,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는 것, 그것이 행복한 이야기든 불행한 이야기든 들키고 싶지 않던 부분을 헤집어내는 바늘처럼 느껴진다는 것, 그러는 와중에 남들에게는 상처 한 번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웃음을.. 2021. 5. 8.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공부도 잘 할까요 "왜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노래도 잘하지?" 어느 날, 우리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모두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럴듯한 가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리듬을 안고 살아갑니다.어떤 물건은 움직이지 않는 리듬을, 어떤 동물은 죽을 때 까지 움직여야 하는 리듬을. 당신은 어떤 리듬을 가지고 살아가나요? 리듬이라는 것은 생명을 다 할 때 까지 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라, 이 질문은 아주 잠시동안 느껴진 찰나의 순간으로만 답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리듬을 알고 살아가는 날도 있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날도 있을 것 입니다. 자기가 가진 리듬을 알고, 그 리듬을 절대 놓.. 2021. 5. 4.
부둣가에 앉아서 눈치를 보다: 통영 기행 3편 부둣가에 한 여자가 앉아있다. 바닷가가 아니라 반대편 도로를 향해 가부좌 자세를 하고 앉아있다. 주위엔 개들이 열심히 짖어대는 소리만 들릴 뿐. 눈을 감고 숫자를 세며 숨을 들이 내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번쩍 이내 열을 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도로를 확인한다. 도로 위를 걸어가는 할머니. 하나.. 둘.. 셋.. 이번엔 다섯도 세지 못한다. 아예 라디오를 켜고 걸어가는 한 중년의 남성. 그녀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열까지는 다 세고 부둣가를 떠날 수 있을까. 오랫동안 혼자였다. 그렇게 많이 다닌 여행의 대부분은 혼자 떠나고 혼자 돌아왔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노는 것도, 걷는 것도.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아직도 미지의 것이라. 오랫동안 남의 마음을 살펴보았다. .. 2021.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