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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사회적 지위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 부유해 지는 이유 -1

by 윤춘 2018. 9. 23.

출처: https://www.sbs.com.au/topics/life/culture/article/2017/08/09/dont-listen-rich-inequality-bad-everyone



한국의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이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있다. 


더이상 노동으로 버는 소득이 자본을 통해 얻는 소득을 이길 수가 없다. 이에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을 빠져나가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는 점에서 빈부격차는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빈부격차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만은 부자라는 것도 이제는 옛날 말이다. SNS만 몇 번 돌아보아도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얼마나 다르게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이제 가난한 사람들은 물리적인 가난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가난에서 오는 고통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불과 몇십년 전 밝혀진 이스털린의 역설에 따르면 사람은 어느정도 수준의 소득을 달성하면 행복도가 더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수입이 커질수록 행복도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수입이 낮은 나라의 국가 사람들이 행복도는 더욱 높다는 속설과는 달리 수입이 높은 국가의 사람들의 행복도는 점점 증가했다. 오히려 그래프에 따르면 수입이 높아질 수록 행복도는 수직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과거의 사람들이 "가난해도 행복하다"라고 한 것은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이 구성원끼리 친밀도가 높아 행복하다고 느낀 것일 수도 있다. 혹 조금 비극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자신들의 좋지 않은 상황을 부정하고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심리적 만족을 주었다고 합리화 하는 과정이었을 수도 있다. 또한 과거에는 부자들이 아주 소수였지만 요즘은 가난한 사람들이 증가한 만큼 돈이 많은 사람들도 증가하였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이 발달해 타인과의 비교가 수월하다는 점에서 자신의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판단하게 된 것일 수 있다. 



GDP가 올라갈 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띈다


출처: Johannes Haushofer, Ernst Fehr, On the psychology of poverty, science, May 2014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부담은 어떨까? 토끼와 거북이 설화에서 거북이는 비록 자신이 토끼보다 느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에 관해 한 연구자들은 과연 가난한 사람들, 즉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실제 일을 할 때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알아보았다. 


연구자들은 총쏘기 게임에서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30번 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 그룹에는 150번을 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각각 얼마나 총을 오래동안 조준해서 신중하게 사용하는지, 정확도는 어느 그룹이 높은지 살펴보았다. 


결과는 당연히 가난한 조건에서 훨씬 안좋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가난한 그룹의 사람들은 자신의 총알 하나 하나를 소중하게 다루었다. 한 총알을 겨누는데 걸리는 시간이 부자 조건 보다 훨씬 길었던 것이다. 그리고 정확도도 훨씬 높았다. 즉 전체적인 결과로 보았을 때는 부자들이 좋은 결과를 냈지만, 총알 하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이는 한국에서 최근 유행했던 "가성비 문화"가 떠오르는 결과다. 작은 자원을 가지고, 높은 효율을 내는 가성비 문화는 어쩌면 한국 젊은이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YfL9aWL39EE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었다. 바로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총알을 지금 미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고 조건을 달아주는 순간, 가난한 사람들이 갖고 있던 '정확성' 마저 떨어졌다는 것이다. 즉 빚을 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미래의 것을 빌려와서 오히려 총알을 탕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돈을 빌려야 할 상황이 닥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인데, 그 가난한 사람들이 빚을 낼 수 있게 되는 순간 그들의 유일한 장점인 "아껴쓰는 습관"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오히려 자원이 애초에 많았던 사람들은 빚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냈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과 자원을 잘 이용해서 더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가난한 사람들은 당장의 빚을 내는 것이 자신에게 독이 됨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해서 안타까운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일까? 




    - 다음 2편에서 이어집니다



    출처: Anuj K. Shah, Sendhil Mullainathan, Eldar Shafir,  Some Consequences of Having Too Little,  SCIENCE, NOVEMBER 2012 VOL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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