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fr.dreamstime.com/photographie-stock-facture-de-paiement-de-m-smart-guy-image34927612
만약 투자자에게 "당신이 원하는 만큼 돈을 받지 못하면 4$의 벌금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경우,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여러분들이라면 벌금을 고지했을 것 같은가 아니면 그냥 관리자를 믿고 벌금은 그냥 마음속에 묵혀두었을 것 같은가?
이 표가 그 결과다.
우선 가운데 회색이 "벌금을 줄 수 있다"는 말을 아예 안했을 때 돌려받은 양이다. (밑에 가로 축 숫자는 투자자가 투자한 양을 말하며, 세로 축의 숫자는 투자자가 돌려받은 양이다)
그럭저럭 꽤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벌금 부과가 가능해 졌을 때는 말이 달라진다.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은 투자자와 투자관리자는 이제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투자자는 "쟤가 돈을 안주면 너무 괘씸할 거 같은데.. 벌금을 줄까? 말까?"
투자관리자는 "쟤가 벌금을 부과하면 어쩌지? 벌금을 안내려면 원하는 만큼 줘야하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인 동물이라면, 투자자는 당연히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관리자는 벌금(4$)보다 많은 양을 그냥 가져가고 벌금을 주거나, 벌금을 내기 싫어서 원하는 만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왔다. 벌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알았을 경우, 투자자가 벌금을 부과 할거라고 고지하고 투자했을 때 돈을 가장 조금 돌려받았다(흰색 막대). 그리고 벌금을 줄 수 있는걸 알고 있지만 투자자가 벌금을 주지 않았을 경우 이 투자자는 가장 많은 양의 투자금을 돌려받았다(검은 막대).
이제 조금 답이 내려지는가?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상대방을 믿는 것" 이었다.
내가 당신을 믿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상대방은 이를 배신하지 않고 오히려 훨씬 많은 돈을 되돌려줬다. 이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출처: https://managersandleaders.com.au/blog/trust-hard-earn-easy-lose/
다소 뻔한 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사업을 할 때 사람을 믿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라는 것은 더더욱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많이 복잡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간의 행동은 얼마나 '나 자신을 잘 보전할 수 있는가'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금전적 이익이 더 중요한 순간이라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고, 나 자신의 심리적인 안위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면 그것을 위해 행동한다. 어찌보면 금전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이유 역시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라는 점에서 모든 이익의 최상위 단계는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며, 명예를 많이 얻는 것도 아닌 "내 마음을 좋게 만들어주는 심리적 이익" 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 연구를 하다보면 참 신기한 점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사람들이 참 열심히 참가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가끔 참가자들에게 돈과 같은 물질적 이익을 주고 열심히 키보드를 누르게 한다던지.. 마우스로 모니터의 버튼을 의미없이 누르게 한다던지.. 하는 아주 의미 없는 일을 '과제'랍시고 주어주는 경우가 있다.
사실상 참가자들은 익명으로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의미 없는 과제를 하나도 하지 않아도 돈을 받아갈 수 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돈을 많이 받아갈 수록 열심히 참여한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한 일이다. 그냥 돈을 받고 대충해도 그들은 손해보는 것이 없다. 오히려 이득이면 이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자신이 받은 돈만큼 노력해준다.
출처: https://www.google.co.kr/url?sa=i&rct=j&q=&esrc=s&source=images&cd=&ved=2ahUKEwitsMuk5f7dAhWDVrwKHRDZDJoQjhx6BAgBEAM&url=https%3A%2F%2Fuvmbored.com%2Fevent%2Fcandy-buffet-colleges-cancer%2F&psig=AOvVaw2SGdxbybxZIr9UQry1l5kZ&ust=1539361142181963
더 이상한 것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실험의 댓가로 사탕을 주었을 때다.
차라리 돈을 주면 500원을 줄 때랑 5천원을 줄 때 키보드를 누르는 속도(..)가 달라진다고 치자. 그런데 사탕으로 실험의 댓가를 주는 경우, 사탕이 500원 짜리이던, 5천원 짜리이던 참가자들의 노력의 양은 달라지지 않는다. 돈을 받았을 때 보다 훨씬 더 열심히 키보드를 누르며, 심지어 5000원짜리 사탕을 받았을 때 보다 500원짜리 사탕을 받았을 때 더 열심히 마우스를 클릭한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심지어 사탕을 좋아하지도 않는 입장으로서.. 이런 결과가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모두 이기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그렇다고 멍청하지도 않다. 마음은 정말 말 그대로 '감정'을 따른다.
사람들이 사탕을 받았을 때 더 열심히 일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돈은 금전적 거래를 뜻하지만 사탕은 사회적 거래, 즉 마음을 주고받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똑같은 이삿짐을 날라도 회사에서 짐을 나르면 돈에 따라 일 하는 양이 달라지지만, 친구가 '밥 한번 사줄게 부탁해' 라고 말하면 기꺼이 열심히 도와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출처: http://servingjoy.com/trust-is-a-must-why-trust-is-important-in-a-relationship/
그렇다고 사업을 할 때 무조건 상대방을 믿으라 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렇게 사람을 믿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만큼 장밋빛 세상에 살고 있지도 않다. 실제 상황이라면 앞선 실험의 투자자들은 모두 10억을 가지고 이미 멀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받은 그것이 금전적인 것도 물론 좋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신뢰나 혹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쁨 등이라면 더더욱 사람들은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마음을 내어준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인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는 내면 깊이 새겨진 이 마음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많은 젊은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모두 여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가족같은 회사라고 이야기하며 많은 노동력을 요구한다거나, 우리는 돈을 벌지 않는 청렴한 단체이니 돈을 요구하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 등등.. 심지어 '신'이라는 존재의 안락한 품을 제공한다고 이야기 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등. 많은 함정이 이 맥락에서 이뤄진다.
그러니 우리는 이 소중하고 나약한 마음을 엉뚱한 곳에 허비하지 말고 바로 내 옆의 사람, 내가 정말 믿고 있는 사람에게 한번 쏟아부어보자. 만약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생각하고 있다면 분명 둘은 둘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출처:
Ernst Fehr & Bettina Rockenbach. Detrimental effects of sanctions on human altruism, Nature, 2003
James Heyman & Dan Ariely, Effort for Payment, PSYCHOLOGICAL SCIENCE, 2004
Dan Ariely, Anat Bracha & Stephan Meier, Doing Good or Doing Well? Image Motivation and Monetary Incentives in Behaving Prosocially,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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